12 2009 마지막 '한 장'을 제대로 쓰는 법 2009.12.17

 

발레+서커스 ‘호두까기 인형’…
난타 가미한 ‘오즈의 마법사’…
고전 레퍼토리 다양한 버전 각색

 

공연시장의 연중 최고 성수기인 크리스마스ㆍ연말 시즌이 시작됐다.

1년 내내 문화생활과 담 쌓고 지내던 이들도 이맘 때면 ‘가족과 공연이라도 볼까’ 하며 지갑을 열게 마련이다.

좋은 공연을 원하는 자리에서 관람하려면 예매는 필수. 올해는 연말 레퍼토리가 한층 풍성해져서 선택 범위도 넓어졌다.

최고 인기 공연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뿐 아니라 아트서커스 버전으로 첫선을 보이는 ‘시르크 넛’, 베토벤 ‘합창교향곡’과 헨델의 ‘메시아’ 등 다채로운 가족 공연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만국 공통의 히트 아이템 ‘호두까기 인형’은 세월이 가도 인기가 사그라질 줄 모른다.

정통 발레로 감상하고 싶다면 4가지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오리지널 안무는 세계 각 국의 발레단으로 전파되면서 많은 개정판을 탄생시켰는데, 가장 대중적인 것이 그리고로비치판(版)과 바이노넨판이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이 두 버전으로 공연한다.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 마리와 클라라로 다르고, 각각 크리스마스랜드와 과자나라로 환상여행을 떠난다. 국립발레단의 버전은 회전과 도약이 많고 역동적인 게 특징이고, 유니버설발레단의 버전은 상대적으로 마임이 많아 줄거리 전달이 잘 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서울발레시어터의 버전은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한국적인 안무와 한복 의상을 추가했으며, 노보시비리스크 국립발레단의 버전은 프티파의 원형을 살렸다.

‘호두까기 인형’을 원작으로 발레와 서커스를 결합한 ‘발레 아트서커스’도 있다. 벨라루스 국립발레아카데미ㆍ국립서커스단과 국내 공연제작사인 J&S인터내셔널이 만든 ‘시르크 넛’은 24명의 무용수와 26명의 곡예사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세계 초연한 뒤 벨라루스, 영국, 스페인, 중국 등의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은 ‘호두까기 인형’을 음악극으로 선보인다. 극 사이에 ‘퀴즈 맞히기’ ‘노래부르기’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등장한다.

 
▶‘호두까기 인형’이 지겹다면 ‘오즈의 마법사’=
‘호두까기 인형’의 대항마 격인 가족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도 두 가지 버전으로 공연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지난해 ‘오즈의 마법사’를 초연해 좋은 반응을 얻은 뒤 올해도 재공연한다. ‘오버더레인보’ 등 원작 뮤지컬과 영화에서 사용된 음악이 그대로 등장한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영어, 일본어 자막도 제공된다. 성인과 어린이 배우가 도로시 역으로 더블 캐스팅되고 강아지 토토 역으로 실제 강아지가 출연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난타’를 만든 공연제작사 PMC가 선보이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는 타악 퍼포먼스를 가미했다. 어린이 관객은 직접 심벌즈 등 타악기를 두드리고, 함께 발을 구르며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셋째주 수요일 저녁 공연에는 아이와 동행한 아버지 관객이 1000원에 관람할 수 있게 하는 ‘아빠 천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클래식 음악회에서 묵직한 감동을=발레와 뮤지컬이 연말 분위기를 한껏 띄워준다면, 클래식 음악회는 차분하고 묵직한 감동에 젖게 해준다. 올해도 대표적인 연말 클래식 레퍼토리인 헨델의 ‘메시아’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다.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제1회 ‘헨델 페스티벌’의 폐막 공연에서 원전 악기로 연주된다. 발췌곡이 아닌 전곡을 원전 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바로크음악 전문 연주단체 리체르카콘소트의 음악감독 필리프 피에를로가 국내 연주단체인 무지카글로리피카를 지휘하고 ‘라 프티트 방드’ ‘바흐 콜레기움 재팬’의 주요 단원이 객원 연주자로 참여한다.

서울시향은 올해 마지막 무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연주한다.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작곡한 생애 마지막 교향곡 ‘합창’에는 사랑과 믿음, 자유, 형재애 등 인류가 추구해야 할 숭고한 가치와 신을 향한 경외감이 담겨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벅찬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이 밖에 서울시합창단의 ‘더 매니 무즈 오브 크리스마스(The many moods of Christmas)’ 콘서트에서는 헨델의 ‘메시아’ 중 발췌곡과 로버트 러셀 베넷의 성탄절 칸타타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로맨틱 콘서트’에서 피겨요정 김연아가 2003~2004 시즌 쇼트 프로그램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던 스비리도프의 ‘눈보라’와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 등을 들려준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

뉴욕ㆍ런던은…
카네기홀 콘서트 9달러에 관람할수도

크리스마스에서 연말까지 이어지는 기간, 공연시장의 중심인 뉴욕과 런던의 관객은 무엇을 볼까.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움에서는 12월 9일 뉴욕팝스오케스트라의 송년 가족 콘서트가 열린다. 가족 애니메이션 ‘폴라익스프레스’의 OST와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카네기홀에서 공연되는 가족 콘서트는 상당 부분 레스터 S 모스 부부와 헨리앤루시모세스재단의 후원을 받아 최저 9달러의 낮은 가격에 즐길 수 있다.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는 무지카 새크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연주한다. 12월 28일에는 뉴욕 스트링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버건 윌리엄스의 ‘토마스 탈리스의 주제에 의한 환상곡’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제1번, 베토벤 교향곡 제5번이 연주된다. 이 음악회 역시 로버트 존스 부부에 의해 설립된 젊은 예술가를 위한 기금의 후원을 받아 최저 9.5달러로 관람할 수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는 12월 중순부터 내년 1월 초까지 몇 편의 오페라 작품이 번갈아 공연된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R 슈트라우스의 ‘엘렉트라’,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 푸치니의 3부작 ‘일 트리티코’, 훔퍼딩의 ‘헨젤과 그레텔’이 연말 레퍼토리로 선정됐다. 관람료는 좌석 등급에 따라 2만원대에서 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영국 런던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는 겨울에 접어드는 10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를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시즌으로 본다. 이 기간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발레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호두까기 인형’,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등 오래된 송년 레퍼토리와 더불어 R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조나단 도브의 현대 오페라 ‘마법에 걸린 돼지’, 프레데릭 애쉬튼의 현대 발레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편성해 고전과 현대 작품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작품 역시 9000원대부터 18만원대까지 좌석 등급에 따라 관람료가 폭넓게 매겨져 있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

-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는 디지털뉴스 저작권신탁관리기관인 한국언론재단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이용해야 합니다.>